가을이면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구운 은행의 고소한 맛이 생각나십니다. 그런데 하루에 다섯 알만 먹으라는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하시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섯 알 제한은 안전을 위한 보수적 권고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기준은 익힌 은행을 성인은 하루 10알 이내, 어린이는 하루 3알 이내입니다. 다섯 알은 이 범위 안에서 더 안전하게 먹자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왜 양을 제한할까요.
은행 씨앗에는 징코톡신으로 알려진 4'-O-methylpyridoxine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비타민 B6의 작용을 방해하는 항비타민 성격을 가져 중추신경계 억제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 과량 섭취 시 구토와 경련 같은 증상이 보고되었습니다.
징코톡신은 열에 비교적 안정적이라 충분히 가열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조리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식품과학 연구에 따르면 볶는 조리에서 8분에서 11분 정도 충분히 가열하면 징코톡신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생으로 먹는 것은 피하고 완전히 익혀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프라이팬에서 약불로 겉이 노릇해지고 톡 터질 때까지 충분히 볶아 드시는 방법을 권합니다.
어린이는 왜 더 적게 먹어야 할까요.
체중당 섭취량이 쉽게 높아지고, 비타민 B6 저장량과 해독 능력이 성인보다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다 섭취 뒤 경련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국내 사례 보고가 있으며, 성인에서도 다량 섭취와 함께 술을 곁들일 경우 발작이 유발된 사례가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권장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실전 가이드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생으로 먹지 마시고 반드시 익히십시오.
둘째 성인은 하루 10알 이내, 어린이는 3알 이내로 제한하십시오.
셋째 처음 드시는 분이나 평소 위장과 간 기능이 약한 분, 항응고제 복용자, 간질 병력자, 임신부처럼 위험요인이 있는 분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시고 가능하면 전문의와 상의하십시오.
넷째 쓴맛이 강하고 속이 초록빛 배아가 큰 것은 피하시고, 남은 은행은 실온 방치 대신 밀폐해 냉장 보관 후 빠르게 소비하십시오.
정리하면 하루 다섯 알 제한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 과잉 섭취를 막기 위한 생활 수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맛있더라도 양을 지키고 충분히 익혀 드신다면 가을철 별미를 안전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QnA
Q 하루에 생은행을 몇 알 정도는 괜찮을까요- A 생으로는 권하지 않습니다. 징코톡신은 열에도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생섭취는 위험을 더 키웁니다. 반드시 익혀 드십시오.
Q 어린이는 왜 3알 이하인가요
- A 체중 대비 용량이 커지고 해독 능력이 낮아 중추신경계 증상이 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내 소아 사례도 보고되어 있어 더 엄격한 제한이 필요합니다.
Q 어느 정도 조리하면 안전에 도움이 되나요
- A 프라이팬 볶음 기준으로 8분에서 11분 충분히 가열한 경우 징코톡신 함량 감소가 관찰되었습니다. 겉이 노릇해지고 껍질이 톡 터질 때까지 익히십시오.
Q 과다 섭취 후 어지럽고 구토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 A 섭취량과 시간을 기록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십시오. 경련이 있으면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음식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이지 마십시오. 의학적 처치에서 비타민 B6 제제가 사용되는 보고가 있습니다.
Q 은행잎 추출물 캡슐은 은행과 같나요
- A 원료와 성분이 다릅니다. 잎 추출물은 표준화되어 판매되지만 징코톡신도 미량 검출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약물 상호작용 위험이 있어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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